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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지식

2006년 산학연계 취재의 대상인 오울루와 노키아

by 니나노 Mr.꾸 2007.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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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국의 모범국가, 핀란드
산타클로스의 고향, 자작나무 사우나와 자일리톨껌으로 유명한 핀란드는 깨끗하게 보전된 자연만큼이나 부정부패 없는 투명한 사회를 자랑하고 있다. 사회보장제도, 교육 및 연구개발 투자, 여성의 사회진출 측면에서 세계 으뜸이며, 국제 평화에 대한 기여도도 크다. 얼마 전 1인당 GDP 2만 5천 달러를 넘어선 핀란드는 경제 역시 안정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임업과 수산업이 오랜 전통산업이었으나 최근에는 정보통신산업이 국가 경제를 주도하고 있다. 세계적 대기업 노키아(Nokia)가 선도하는 핀란드 정보통신산업의 기술 수준이나, 인터넷과 휴대전화 같은 국민들의 일상적 정보통신 활용도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오울루 중심가>

북유럽의 춥고 어두운 자연조건을 극복하고 아름다운 자연, 깨끗한 사회, 안정된 경제, 높은 복지수준과 쾌적한 삶의 질을 자랑하는 핀란드는 몇 년째 국가 경쟁력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약 520만 명에 불과한 적은 인구규모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성취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지향해야 할 이른바 강소국(强小國) 모델로 눈길을 끌고 있는 나라가 바로 핀란드다.

기술혁신의 북유럽 대표 도시 오울루
적은 인구에도 불구하고 높은 국가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핀란드의 특징을 도시 차원에서도 잘 보여주는 곳이 바로 오울루(Oulu)다. 오울루는 북위 65°상의 바닷가에 위치한 인구 12만 6천 명(2004년 기준)의 자그마한 도시다. 이 작은 도시 오울루는 최근 스웨덴의 시스타(Kista)와 함께 북유럽을 대표하는 기술혁신 도시로 유명해졌다. 현재 핀란드는 세계적으로 정보통신산업의 경쟁력이 매우 우수한데, 오울루가 바로 핀란드 정보통신산업의 기술 중심지다. 또 핀란드는 산업계와 학계 사이의 긴밀한 산학협력으로 유명한데, 그 중심에 오울루대학과 노키아가 있다. 오울루는 현재 실리콘밸리, 보스턴, 소피아앙티폴리스 지역 등과 어깨를 겨루는 기술클러스터 대열에 당당히 끼어 있다. 얼마 전만 해도 전혀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핀란드 북부의 작은 도시 오울루는 이러한 성취 덕분에 최근 이곳의 성공 경험을 배우려는 많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이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오울루는 핀란드와 스웨덴 사이의 바다인 보트니아(Bothnia)만으로 흘러 나가는 오울루강 하구 삼각주에 위치하고 있어서 고대부터 내륙과 바다를 연결하는 무역의 중심지로 발전하였다. 오울루라는 이름의 어원은 핀란드(sami) 말로 ‘넘치는 물(floodwater)’이라는 뜻이다. 1605년 당시 핀란드지역을 지배하던 스웨덴의 왕 카알(Karl) 9세가 현재의 위치에 도시를 건설하였다. 오울루 시내 바로 앞에 있는 작은 섬(Linnansaari)에 방어용 요새가 있었는데, 그 맞은편 육지에 도시를 건설한 것이다. 2005년인 올해가 바로 오울루 도시건립 400주년이 되는 해로서 여러 가지 기념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오울루 시내를 흐르는 샛강과 멀리 보이는 시청사> <오울루 시내 해변가>

사실 우리나라의 기준에서 보면 작은 도시이지만 오울루는 핀란드에서 여섯 번째로 인구가 많은, 핀란드의 기준에서는 제법 큰 도시다. 특히 핀란드 북부지역에서 가장 큰 도시다. 오울루는 남쪽 해안에 위치한 수도 헬싱키에서 약 600km 북쪽에 위치해 있는데, 오울루에서 핀란드 국토의 최북단 지점인 Nuorgam까지의 거리도 그만큼 떨어져 있다. 핀란드 국토 전체로 볼 때 오울루는 한가운데 있는 셈이다. 핀란드 인구와 주요 도시가 대부분 상대적으로 따뜻한 남쪽에 있기 때문에, 오울루는 자연히 핀란드 북부를 대표하는‘절반의 수도’역할을 해 왔다. 오울루는 역사적으로 핀란드 북부지역의 주요 교통망이 집중되는 교통 중심지였다. 추운 기후에도 불구하고 1년 내내 사용가능한 오울루항은 아주 옛날부터 이곳 상인들이 이 지역 특산물들을 외부로 운송하면서 국제 무역항으로 성장해 왔다. 과거의 오울루는 연어와 타르(tar)로 유명했다. 1600년대까지는 이 지역에서 많이 잡히는 연어의 수출항으로, 1700년대부터는 이 지역 숲에서 추출 가공한 타르 생산 및 수출항으로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 18세기 들어와 오울루는 해운업과 조선업의 도시로 크게 성장하였는데, 특히 크림전쟁 직후 최고 전성기를 누렸다. 20세기 초반에는 목재가공산업이 발전하였다.

<오울루 테크노폴리스 안내지도>

이처럼 오울루는 역사적 전통을 자랑하는 무역과 산업의 도시였지만, 20세기 후반에 들어와서는 그동안의 경제기반이었던 전통산업들이 쇠퇴의 징조를 보이기 시작하였다. 이때부터 오울루는 새로운 지역성장산업으로 정보통신산업을 선택하여 집중 발전시키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신산업 육성전략은 대성공을 거두었다. 현재 오울루는 전통산업인 목재가공, 종이, 금속산업 등이 여전히 경쟁력을 지니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정보통신산업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무선통신 분야에서 독보적 지위를 지니고 있는데, 그 핵심에 노키아가 있다. 세계적 통신기업인 노키아는 오울루 지역에서 4,500여 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는데 노키아의 협력업체도 이곳에 다수 분포하고 있어서 노키아의 고용 기여도나 경제적 영향력은 매우 높다. 노키아 및 협력업체 종사자를 비롯하여 현재 오울루시와 그 주변지역에는 핀란드 전체 첨단기술산업 종사자의 약 20%가 집중되어 있는데, 종사자수는 약 1만 2천 명으로 이 지역 총 고용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오울루의 성공요인

높은 위도상에 위치하고 있는 오울루는 추울 뿐만 아니라 겨울철에는 거의 하루종일 어두운 도시다. 그렇지만 지역의 경제주체들 사이의 긴밀한 협력관계, 현명한 의사결정, 피나는 노력, 거기에 약간의 행운까지 겹쳐 지금과 같이 세계 최고의 기술혁신 중심지로 성장하였다. 오울루의 성공과정을 단계별로 추적해보면 다음과 같은 성공요인을 찾아볼 수 있다. 첫 번째 중요한 단계는 1958년의 오울루대학 설립이다. 오울루대학이 바로 오늘날 정보통신 기술발전 및 관련 기업유치의 원동력이 되었기 때문이다. 오울루대학 못지 않게 오울루에 입지한 VTT(핀란드 기술연구센터: Technical Research Centre of Finland)와 오울루 폴리테크닉(Polytechnic)도 기술개발과 인력양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두 번째 중요한 단계는 노키아 연구개발 부서가 오울루에 입지한 것이다. 노키아는 오울루대학에서 배출한 신규 고급인력을 찾아 이곳에 입지하였는데, 노키아의 존재는 오울루가 지금과 같은 성공을 거두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하였다. 세 번째 단계는 1982년 오울루시가 주도하여 오울루 테크노폴리스라는 기구를 설립한 것이다. 이 새로운 기구의 설립목적은 기업들에게 사업부지와 함께 기업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기구는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두어 오울루의 첨단산업 육성에 핵심 역할을 했다. 1999년에 오울루 테크노폴리스는 주식시장에 상장되기도 했다. 네 번째 단계는 오울루시가 그 스스로를 기술도시(Technology City)라고 선언한 1984년이다. 이 선언은 너무 무모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좋았다. 이를 계기로 오울루시는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말뿐만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꾸준히 도시를 가꾸어 나갔다. 이제부터 이러한 성공요인들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대학의 역할과 모범적 산학협력

오울루가 가진 경쟁력의 첫 번째 원천은 바로 우수한 교육기관의 존재와 여기에서 배출되는 훌륭한 인재라고 할 수 있다. 오울루는 역사적으로 오랜 기간 동안 핀란드 북부지역의 교육 중심지였고, 이곳에서 3명의 핀란드 대통령을 배출할 정도로 높은 자부심을 지니고 있다. 2003년 말 현재 오울루에는 초중등 교육기관 및 대학을 포함해 총 8만 6천여 명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6개의 단과대학을 보유한 오울루대학에 1만 5천 명의 학생이 있고, 실무 기술교육 중심의 오울루 폴리테크닉에 5,700여 명의 학생이 있다. 개방 대학과 평생 교육원에는 1만여 명의 성인들이 교육받고 있다. 오울루 최초의 현대식 고등교육기관인 오울루대학은 1958년 처음 설립되었는데 수도 헬싱키 이외 지역에서 정부지원으로 설립된 최초의 대학이다. 오울루대학은 1966년에 전자공학과를 설립하여 이 지역 정보통신산업 발전의 초석을 마련하였다. 이곳에서 교육받은 우수 인재들이 배출되면서 풍부한 인력공급체제를 마련하여 기업들을 유인하였고, 결국 이 지역 성공의 밑바탕이 되었다. 오울루대학은 잘 짜여진 산학연계 프로그램과 기업의 요구에 맞춘 교육 커리큘럼으로도 유명하다. 이곳 학생들에게 산학협력 참여는 졸업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학생들은 기업 및 연구소 인력들과 함께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실용지식에 일찌감치 눈뜨게 된다.

노키아의 주도적 역할 및 지역 주체들의 긴밀한 협력체계

스웨덴의 대표적인 기술도시 시스타에 스웨덴을 대표하는 정보통신기업 에릭슨이 있다면, 핀란드의 대표적 기술도시 오울루에는 핀란드를 대표하는 정보통신기업 노키아가 있다. 노키아 본사는 핀란드의 남부 도시 에스포시에 있지만 오울루에 핵심 연구개발 부서가 있다. 오울루의 발전에 노키아가 크게 기여한 것처럼, 노키아가 앞서 나가는 데 오울루의 역할도 매우 컸다. 노키아의 연구개발 부서는 지금 전 세계 여러 곳에 산재해 있지만, 오울루에 있는 부서에서 오울루대학, VTT 및 여러 산학연계기관을 통해 새로운 기술혁신을 창출해 냈다. 오울루시 역시 노키아측에 사원용 장기 임대주택을 제공하는 등 많은 지원을 했다. 노키아와 관련 중소기업, 그리고 이곳의 대학과 시 당국을 비롯한 공공부문 사이의 상호 긴밀한 협력이 오늘날과 같은 오울루의 성공을 만들어 냈다.

<오울루 테크노폴리스 및 대학 전경>

20세기 후반들어 오울루시의 주력 산업이었던 전통산업이 하향 추세를 보이면서 오울루시 당국은 첨단기술기업 육성을 희망하였다. 1980년부터 오울루시는 이곳에 첨단기술단지를 설립하기 위해 특별위원회를 만들고 아이디어를 모으기 시작했는데 그 모델로 대학 옆에 기업 인큐베이터와 기술센터가 있는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주목했다. 그리고 Oulun Teknologiakyla Oy.라는 이름의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였다. 이것이 바로 오울루 테크노폴리스다. 오울루시가 이 회사 지분의 절반을 소유하였고, 나머지는 노키아를 비롯한 20여 개 기업이 나누어가졌다. 이 회사의 역할은 첨단기술기업에게 부지 및 기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처음 시작은 아주 소박하여 시내 중심부의 공터 4천㎡를 임대하는 것부터 시작하였다. 초창기에는 성공 가능성에 대한 회의 때문에 손쉽게 주거지로 용도 전환될 수 있도록 하는 안전장치를 만들어 놓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곧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고, 이어서 오울루대학 근처인 Linnanmaa 지역에 새로운 부지를 만들게 되었다. 성공은 계속되어 1999년 8월에는 핀란드 주식시장에 상장되었고, 새로운 부지를 조성하여 그 성과를 계속 확대해나가고 있다. 현재 오울루 테크노폴리스는 오울루 지역 세 곳과, 수도 헬싱키 인근 지역인 Vantaa와 Espoo에 부지를 가지고 있다. 부지임대 규모도 크게 증가하여 오울루 지역에는 14만 5천m2의 부지에 약 250개의 기업 6천여 명의 사람들이 일하고 있다. 주로 정보통신, 생명과학, 전자산업, 의료산업 등 고급기술을 지닌 기업들이 이곳에서 활동 중이다. 이 테크노폴리스의 주된 업무는 고객인 기업들에게 사업부지를 임대하는 것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다른 부동산회사와 다를 바 없지만 이 부지가 현대적 하부구조를 갖추고 있고, 용도전환이 쉽고, 비용대비 효과가 높아 첨단기업에 맞게 설계되어 있다는 차별성이 있다. 특히 테크노폴리스를 돋보이게 하는 것은 그 운영개념인데, 바로 사업부지와 고객지향 서비스, 네트워크, 성공의 이미지를 하나의 서비스 단위에 묶어 놓은 것이다.

오울루의 쾌적하고 즐거운 도시문화

오랜 역사를 가진 오울루에는 많은 문화유산과 볼거리들이 있다. 400년 전 오울루시보다 조금 먼저 건설되었던 시내 앞 섬에 있는 요새 터는 지금 레스토랑으로 쓰이고 있다. 또한 1777년에 지어진 오울루성당, 1800년대 후반 세워진 후 최근 보수한 오울루 시청사 건물 등 역사적 건물들이 남아 있다. 오울루 도심 해안가 옛 시장터는 옛날에 창고로 사용되던 오래된 건물들로 둘러싸여 있는데, 오울루의 지난 역사를 대변하는 장소다. 이 시장터의 중심에는 과거 이 시장의 질서유지를 담당했던 경찰관 동상이 친근하게 서 있다. 또한 오울루에는 시민들을 위한 각종 문화체육시설을 갖추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전문 오케스트라로 알려진 오울루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이들의 공연이 이루어지는 뮤직센터, 오래된 공장을 개조한 오울루 아트갤러리, 유명한 핀란드 사우나를 비롯하여 하이킹, 캠핑, 강과 바다를 이용한 각종 겨울 스포츠들을 시민들이 즐기는 데 부족함이 없다. 오울루의 쾌적하고 즐거운 도시문화

<오울루의 옛 시장터와 경찰관 동상> <그림 1 오울루의 거리 풍경>

현재 오울루는 핀란드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다. 인구구조에서도 젊은 층이 많다. 학생이 많고 취업기회가 많아 외지에서 젊은이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오울루의 기존 도심은 활력이 넘치지만 상대적으로 좁다. 그래서 최근 인구증가와 함께 새로운 주거지역이 외곽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지금 오울루의 핵심 산업은 정보통신산업인데, 최근 건강산업이 발전하고 있고, 목재, 종이, 화학 등 전통산업도 여전히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또한 핀란드 중심에 위치한 입지적 이점을 토대로 핀란드에서 두 번째로 분주한 공항, 깊은 항만, 훌륭한 철도와 도로 시스템 등의 교통 하부구조를 갖춘 오울루는 물류 측면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렇지만 오울루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과거 정보통신산업을 발달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첨단기술에 바탕을 둔 새로운 신산업들을 성장시키려는 원대하면서도 분명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를 위해 오울루시가 주축이 되어 대학, 기업들이 함께 오울루 2006년 성장협약(Oulu Growth Agreement 2006)을 체결하여 차분히 추진 중에 있다. 이 성장협약에 따르면 현재 오울루의 첨단기술 주력산업인 정보통신산업과 건강산업 외에 생명산업과 환경산업, 컨텐츠미디어산업을 새롭게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렇게 다섯 개 분야의 산업클러스터를 동시에 육성함과 아울러 물류의 발전 및 기업가정신 고취를 목적으로 하는 프로그램도 추진하고 있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역동적이고 매력적인 도시 오울루는 앞으로도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의 비슷한 규모의 중소도시들에게 많은 자극과 배움의 기회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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